난 블로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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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신이 내리는 축복이며, 운명이 주는 선물이다.
by 슈베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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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해당되는 글 49건

  1. 2008/02/02
    ...
  2. 2006/07/11
    Elliott Smith & 찬비 내리고
  3. 2006/07/10
    흐린 세상 건너기
  4. 2006/06/15
    나를 흐르게 하소서
  5. 2006/06/15
    비가 와도 젖는 자는
  6. 2006/06/15
    여름의 끝...
  7. 2006/06/15
    여름엔...
  8. 2006/05/25
    흔적
  9. 2006/05/25
    만월
  10. 2006/05/25
    추운 봄날
나를 흐르게 하소서

시작은 약하지만 흐를수록 강하고 넓어져
언젠가 바다에 이를 때 그 길이와 넒이에 놀라지 않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어느 때는 천천히어느 때는 빠르게
어느 때는 바위에 부딪히고
어느 때는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진다 해도
변화와 새로움에 늘 설레이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강가의 땅을 비옥하게 하여
그곳의 식물들이 철을 따라
아름답게 꽃 피우고
좋은 과일을 풍성히 맺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늘 내 가슴이 출렁이게하시고
그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비와 이슬로 내릴 때
사람들의 마음이 촉촉해지도록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내 등에 나룻배를 띄워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 끊임없이
서로를 오가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모든 것을 받아들여도
내 안이 썩지 않게 하시고
나아가는 늘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지나온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날은 새 길의 기쁨으로 걷게 하소서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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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비 내리고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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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오늘쯤은 그대를 거리에서라도 우연히
만날는지 모른다는 예감.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 장쯤은 받을지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다는
사실을 비는 알게 한다.
이것은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다.

-이외수님의 시-
출저 : 역시 이것도 모릅니다. 예전에 어디서 받아놓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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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흐르게 하소서

시작은 약하지만 흐를수록 강하고 넓어져
언젠가 바다에 이를 때 그 길이와 넒이에 놀라지 않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어느 때는 천천히어느 때는 빠르게
어느 때는 바위에 부딪히고
어느 때는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진다 해도
변화와 새로움에 늘 설레이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강가의 땅을 비옥하게 하여
그곳의 식물들이 철을 따라
아름답게 꽃 피우고
좋은 과일을 풍성히 맺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늘 내 가슴이 출렁이게하시고
그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비와 이슬로 내릴 때
사람들의 마음이 촉촉해지도록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내 등에 나룻배를 띄워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 끊임없이
서로를 오가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모든 것을 받아들여도
내 안이 썩지 않게 하시고
나아가는 늘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지나온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날은 새 길의 기쁨으로 걷게 하소서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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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 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어디서 퍼 왔는지 기억이 안남-
-아시는 분은 간단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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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이상복님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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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
꼭 한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이해인님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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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문을 열어주기 기다렸으나
끝까지 거절당하고
새로 반달이 산봉에 오르자
벌레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을  
반만 먹고 그 부분에 눕다.

달이 지고  
서릿밤 하늘이 깊었다.
아무도 그를 거들떠 보지 않을 때
산이 혼자 그림자를 내려  
꼬부리고 잠든 그의 등을 덮어주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친 바람 한점 없었는데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벌레는 사라지고
그 자리 눈물 같은  
이슬 두어 방울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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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 같은 만월이 토담벽을 파고들면
붉은 얼굴의 할아버지는 칡뿌리를 한 발대
가득 지고 왔다
송기를 벗기는 손톱은 즐겁고
즐거워라 이마에 닿는 할아버지 허리에선
송진이 흐르고  
바람처럼 푸르게 내 살 속을 흐른다
저녁 풀무에서 달아오른 별들,
노란 벌이 윙윙거리면
마을 밖 사죽골에 삿갓을 쓰고
숨어 사는 어매가
몰매 맞아 죽은 귀신보다 더 무서웠다
삼베치마로 얼굴을 싼 누나가
송기밥을 이고
봉당으로 내려서면
사립문 밖 새끼줄 밖에서는
끝내 잠들지 못한
맨대가리의 장정들이 컹컹 짖었다
부엉이 울음소리가 쭈그리고 앉은
산길에는 썩은 덕석이 내다버린 아이들과 선지피가 자욱했다
어둠 속에 숨 죽인 갈대덤불을 헤치고
늙은 달이 하나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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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추위만 끝나면
이 찌무룩한 털스웨터를 벗어던져야지
쾨쾨한 담요도 대다 빨고
털이불도 걷어치워야지.
머리를 멍하게 하고 눈을 짓무르게 하는 난로야
너도 끝장이다! 창고 속에 던져넣어야지.
(내일 당장 빙하기가 온다 해도)

요번 추위만 끝나면
창문을 떼어놓고 살 테다.
햇빛과 함께 말벌이
윙윙거리며 날아들 테지
형광등 위의 먼지를 킁킁거리며
집터를 감정할 테지.

나는 발돋움을 해서
신문지를 말아쥐고 휘저을 것이다.
방으로 날아드는 벌은
아는 이의 영혼이라지만.
(정말일까?)

아, 이 어이없는, 지긋지긋한
머리를 세게 하는, 숨이 막히는
가슴이 쩍쩍 갈라지게 하는
이 추위만 끝나면
퍼머 골마다 지끈거리는
뒤엉킨 머리칼을 쳐내야지.
나는 무거운 구두를 벗고
꽃나무 아래를 온종일 걸을 테다.
먹다 남긴 사과의 시든 향기를 맡으러
방안에 봄바람이 들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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